"우리나라에서 매년 40만 톤(t)에 가까운 굴 껍데기가 버려집니다. 1톤당 280㎏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데 10만 톤 처리 시 약 8억원대 상쇄배출권 거래대금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일 부산에서 열린 '유커넥트(U-CONNECT) 스타트업 네스트((Start-up NEST) 15기 IR 데모데이'에서 가장 먼저 무대에 선 블루랩스 정상호 대표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인채 책상에 놓인 PPT(프리젠테이션) 책자를 뒤적거리던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 쪽을 향한다.
정 대표는 "2022년 7월 이전까지 굴 껍데기는 폐기물로 분류돼 처치가 곤란했는데, 2022년부터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활로가 열렸다"며 굴 껍데기를 돈이 되는 BM(비즈니스모델)으로 탈바꿈시킨 전략을 소개했다.
블루랩스는 굴 껍데기를 상하폐수 내 남은 수질오염물질을 흡착·제거하는 수처리제로 만든다. 굴 껍데기의 다공성 구조가 흡착 능력을 높여 시중 흡착제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천연원료로 제조하므로 온실가스 및 폐수 발생 염려가 없고 제조원가도 타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이날 신용보증기금의 혁신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타트업 네스트' 15기에 선정된 12개사가 그간 다듬어온 BM으로 자웅을 겨뤘다.
스타트업 네스트는 신보의 축적된 창업기업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액셀러레이터(AC)와 함께 사업고도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 행사는 사업 고도화 및 시장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는 장이기도 했다.
대회를 총괄한 시리즈벤처스에 따르면 심사위원으로 롯데벤처스, 하나벤처스, BNK벤처투자,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인제대학교기술지주, 인라이트벤처스, 씨케이디창업투자, 케이앤투자파트너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에서 팀장급 이상 투자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손원일 인제글로벌기술사업화센터장은 "이번 출전팀 중 불루랩스와 같이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 기업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뒤쳐지지 않게 이런 기술들은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